[뉴스부산-인터뷰] 의령메밀국수 박현철 대표 "메밀의 특산지 의령 메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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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부산] 의령메밀국수 박현철 대표(41). 불혹을 막 넘긴 그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박 대표는 지독하게 가난했던 시절의 역경을 뚫고 맨손으로 의령메밀국수를 연간 100억 대의 매출과 100개 안팎의 가맹점을 개설하며 의령을 대표하는 전국 규모의 메밀국수 전문점으로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본점이 있는 의령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현재의 음식업에 입문하게 된 계기, 창업 과정, 경영 마인드, 향후 계획 등을 들어 보았다.
1. 지독한 가난 ... 모친의 권유, 포장마차 입문
박 대표의 어린 시절은 궁핍했다. 부친은 일찍 돌아가셨다. 모친은 시장과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박 대표와 동생을 건사해야만 했다. 박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생활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배 굶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그 당시 굶는 일은 거의 없었던 때였지만 ... 아마 의령에서 제일 어려운 집이 우리였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는 식당에서 일을 하시던 모친이 박 대표를 불러 “너도 장사를 해라”고 권했다. 처음엔 장사가 싫다고 선언한 박 대표는 시간이 지나자 음식에 소질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18살 때였다. 그는 1년 6개월의 직장을 그만 두고 포장마차에 도전한다.
2. 10평 국수집 ... 첫 번째 위기
동생과 같이 밤낮없이 죽기 살기로 일에 매달렸다. 낮밤 바뀜 현상이 6~7년 지속되자, 몸에 고장이 오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낮에 장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궁리 끝에 시장 모퉁이에 10평짜리 국수집을 냈다. 이전에 외할머니가 식당을 크게 한 적이 있는데다, 외할머니와 모친의 손재주를 이어 받은 박 대표는 이들로부터 배운 육수 빼는 법, 면 만드는 노하우 등을 믿고 도전을 결심했던 것이다.
“음식 만드는 노하우만 믿고,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 실수였습니다.”
너무 쉽게 보고 출발했던 것일까. 다년간의 포장마차 경험으로 밤 장사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하루에 1~2만원의 매출도 올리기 어려웠고, 1달에 100만원을 못 파는 경우가 다반사로 빚을 내기도 했다.
3. 계량화·대중화 ... 전국(1차) 500여 곳 국수집 찾아
위기감을 느낀 그는 “지금부터 내 마음대로 나의 입에 맞게 만들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계량화하고 소비자들 입맛에 맞게 대중성이 있게 만들자”고 결심하고, 전국의 국수집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노하우를 체득했다.
“가게를 하면서 6개월 정도 전국 500여 곳 국수집을 다녔습니다. 하루 면 종류만 5~6끼 먹다보니, 60킬로 나가던 몸무게가 80키로가 훨씬 넘었습니다.”
예상은 적중했다. 기존의 노하우에 직접 맛으로 느끼고 눈으로 배운 현장 공부는 대중성에 적합한 레시피를 탄생시켰다. 하루 만원 팔던 것이 30만원이 되고, 6개월 지나 100만원에서 점점 실적이 올라가면서 의령시장에서도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천막이 찢어져 식사하던 손님의 그릇에 물이 쏟아지는 경우도 있었고, 비위생적으로 하다보니까 좋지 않던 일도 많이 생겼는데... 초창기 힘들었던 시간들이 자꾸 생각나더군요.”
계속 손님이 늘어나고, 레시피에 대한 체계가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할 무렵, 박 대표는 또 한 번의 도전을 꿈꾼다. 정상적인 사업으로 가야겠다는 요량으로 체인점 개설 등을 아내와 상의했다.
“여태껏 너무 어렵게 살아왔으니 사업을 성공시켜 배고픈 사람에게 나눠주고, 내가 돈을 벌 수 있으면 벌어 내 주위에 못사는 사람도 도와주고, 같이 잘 살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생각했습니다.”
4. 또 다른 도전 ... 두 번째 위기, 전국(2차) 음식점 찾아나서
부부의 끈질긴 노력에 출발은 순조로웠다. 처음 1년 동안 열 곳이 넘는 가맹점이 생겨났다. 그들에게 박 대표는 고생했던 시절, 힘들게 익혀왔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는 달리 그를 닮은 변칙 매장들이 생겨나면서 애로사항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의령이라는 특성이 지역명이다보니 상표등록도 안 되어 있었고, 덩달아 사람에 대한 실망도 커져갔습니다. 정말 한 순간에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에는 체계와 시스템, 경험 등 모든 것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는 박 대표는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준비해 가자”는 각오로 또다시 전국의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5. 지난 2011년 현재의 의령메밀국수(의령소바) 설립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이 완벽해졌다고 판단된 지난 2011년, 지금의 의령메밀국수를 창업했다. 의령 메밀의 지역적 특성과 전통을 반영한 캐릭터와 브랜드로 메밀국수 시장에서 '옐로우 칼라 마케팅'을 통해 메밀국수전문점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이후 의령소바는 본격적인 가맹점 사업을 시작해 설립 첫 해 12개 가맹점과 계약했다. 또한 의령 갑을권역 메밀단지 계약, 이듬해 물류센터와 대전공장(2013), 의령공장(2014)을 각각 잇따라 설립하고, 2014년 물류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침마당,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방송사 맛집 등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의령을 대표하는 명물로, 의령과 의령메밀을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KBS 드라마 '천명', SBS '사랑만 할래' 제작지원 참여에는 국수집이 3D 직종이라는 직원들과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박대표의 의중이 컸다. 이후 사람들이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의기소침했던 직원들도 더 당당해졌다.
지난 2012년 여수엑스포 향토음식 지정업체로 선정되었고, 2012년~14년 3년 연속 한국소비자선정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2016년 창조혁신기업&CEO대상, 혁신강소기업경영대상 등을 수상했다.
박대표는 또 못다 한 공부를 주경야독하며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에는 연세대 글로벌마켓최고위과정을 수료하는 열의를 보였다.
의령메밀국수는 일반국수가 아닌 직접 뽑아 만든 손국수로 차별화된 노하우와 신선한 원료를 가공, 당일 직배송함으로써 질 좋은 제품을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메밀로서 프랜차이즈는 저의 제품이 전국 최초로 이전에는 의령 특산물로 망개떡, 국밥, 소바 등을 꼽았는데, 이제는 의령메밀국수가 선두를 다투고 있는 분위기"라며, "의령 면 단위로 전략적 계약 아래 메밀을 심고 판매"한다고 했다.
현재 농민들 4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 의령메밀영농조합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 대표는 "직원은 모두 20명 정도 된다. 많이 팔리면 모든 사람이 더 좋아진다"면서 "메밀에 관련된 것을 의령 면 단위로 지역농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대표에게 던진 3가지 질문에 대한 박 대표의 답변이다.
▶ 사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 저희가 만들었던 음식을 고객이 드시고, 진짜 맛있다고 할 때입니다. 고객님들은 좋은 재료를 쓰는지, 안 좋은 재료를 쓰는지 대번 알아보시거든요.
▶ 창업 이후, 성공신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가맹점 개설 등 창업을 준비중인 예비창업가들과 갓 창업을 시작한 초보 창업가들에게 선배로서 팁을 드린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 창업해서 돈만 넣고 장사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장사하더라도 내부적으로 관리가 안 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예를 든다면, 우리가 아무리 완벽하게 음식을 재현해 가맹점에 가져다주더라도 점주님의 미소(웃음)이라든지 점주님의 서비스 방법에 따라 맛이 다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맛이라는 것이 똑같아야 하는데 오늘 기분이 나쁘다고 기분 나쁘게 되면 안 되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도 저 자신이 성공했다기보다는 운이 좋았다 생각하고, 더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앞으로의 설계라든지 역점사항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 의령이 지금 인구도 적고 지역에서도 낙후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농가라든지 우리 지역을 알릴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송 제작 지원도 그런 차원의 연장이었습니다. 우리 지역 의령군을 '메밀의 특산지', '특산물 메밀의 고장'으로 전국에 알리고 싶은 것이 희망이고 바람입니다. 의령메밀국수 또한 대한민국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자꾸 만들고 홍보해서 지역농민들과 이익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강경호 기자 newsbusanco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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